감정표현미술 2

아이는 침묵해도 색은 말해요 – 무언의 감정 표현 읽기

“괜찮아?”라는 물음에 아무 대답도 없는 날들이 있어요. 눈은 나를 보고 있지만, 아이의 마음은 닫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부모는 무력해지고, 아이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아이가 아무 말 없이 꺼내든 건 크레파스 한 자루였어요. 말은 하지 않지만, 손은 움직이고 있었고, 도화지 위에는 검정 선이 진하게 가로지르고 있었죠.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색은 마음을 대신해 말하고 있었어요. 말이 줄어드는 시기, 혹은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오히려 그림 안에서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무의식은 때때로 언어보다 빠르게 반응하거든요. 그림 속에서 반복되는 색, 모서리에 몰려 있는 선들, 뭉개진 면적, 선택되지 않는 색 — 이 모든 건 감정의 잔상이기도 해요..

아동예술교육 2025.05.15

태블릿보다 크레파스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

디지털 시대, 아이의 감각은 어디서 자라야 할까? 요즘 아이들을 보면, 손보다 화면이 먼저 익숙해요. 두 살이 채 되기 전에 유튜브 키즈 앱을 능숙하게 넘기고, 알파벳 노래나 캐릭터 이름을 줄줄 외우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똑똑할 수 있나?” 싶을 정도죠. 실제로 많은 부모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가 언어도 빠르고 인지력도 뛰어나구나’라고 생각해요. 분명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이상한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와요.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색하거나, 친구와 어울리는 데에 어려움을 보이거나, 뭔가를 깊이 있게 관찰하거나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지죠. "혹시 너무 화면에만 익숙해서 그런 걸까?" 그런 생각이 슬며시 올라오기도 해요. 실제로 요..

아동예술교육 2025.05.14